장례도 친환경으로, 인간 퇴비화 장례

장례도 친환경으로, 인간 퇴비화 장례

 요즘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데요.

이제는 친환경 시대를 넘어서 필수로 환경을 생각해야 한다는 필환경 시대에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환경 문제가 끊임없이 생겨나고 있는 지금, 장례를 친환경적으로 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친환경적인 장례란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해요!

 

 장례는 죽은 사람의 시신을 처리하는 과정과 절차를 말하는데요.

시신을 처리하는 과정은 크게 보아 시신을 땅 위에 버리는 방법, 땅속에 묻거나 돌 등으로 덮는 방법,

불에 태우는 방법, 물속에 버리는 방법 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이러한 방법은 각각 풍장, 매장, 화장, 수장이라고 불리는데요.

시신을 처리하는 방법은 그 사회의 관습에 따라 다르며, 특히 종교에 따라 서로 각각 다르게 규정되어 있습니다.

그 이유는 종교마다 제각기 다른 생활관, 내세관, 영혼관, 육체관에 의하여

시신에 대한 관념을 각각 다르게 인식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그러므로 장례는 그 사회의 관습이나 종교적 배경과 밀접한 관계를 가집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일반적으로 매장과 화장을 주로 해왔는데요.

특히 화장은 2018년 장례 비율 중 84.6%를 차지했을 정도로 매우 보편적인 장례 문화입니다.

 

하지만 지난 5월, 미국 워싱턴주에서는 새로운 장례 방법이 합법화되었는데요.

과연 무엇일까요? 그건 바로 시신을 퇴비로 만드는 인간 퇴비화(Human Composting) 장례입니다.

인간 퇴비화란 말 그대로 시신을 매장하거나 화장하지 않고 퇴비로 만들어 흙으로 돌려보내는 장례 방식인데요.

이러한 장례 절차를 최초로 시행하는 회사인 리컴포즈의 CEO 카트리나 스페이드는

워싱턴 주립대학교의 토양 과학부 린 카펜터 박사와 함께 기증받은 시신 6구를 흙으로 만드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인간을 퇴비로 만드는 걸까요? 과정은 생각보다 간단했는데요.

우선 시신을 짚이나 나뭇조각과 같은 천연 물질들과 함께 보관하면서 수시로 공기와 열을 주입해줍니다.

이 상태로 약 30일 동안 미생물에 의해 흙으로 분해되는 과정을 거치면,

뼈와 치아를 포함한 모든 신체가 퇴비화가 됩니다.

짧게는 3주, 길게는 7주가 지나면 퇴비로 변하게 된다고 하는데요.

이 과정에서 나쁜 냄새나 유독성 물질이 거의 발생하지 않습니다.

또한 병원체도 분해될 수 있어 병사한 사람도 인간 퇴비화가 가능해요.

하지만 높은 전염성을 가진 병으로 사망한 경우에는 진행이 어렵다고 합니다.

 

 

인간 퇴비화의 가장 큰 특징은 친환경적인 장례 방법이라는 점이에요.

시체를 매장하기 위해서는 많은 양의 토지와 비용이 필요하며, 매장 이후에도 지하수와 토양이 오염될 수 있습니다.

화장 역시 많은 양의 이산화탄소가 배출되기 때문에 환경 오염의 원인으로 작용해요.

하지만 퇴비장은 화장 시 사용되는 에너지의 1/8만을 사용하고, 이산화탄소를 절약할 수 있다는 점에서 친환경적입니다.

또한 관이나 묘지 등이 필요하지 않고, 화학물질이 생성되지 않아 자연에 악영향을 주지 않습니다.

 

인간 퇴비화를 통해 만들어진 흙은 어떻게 될까요?

인간 퇴비화로 만들어진 흙은 가족들에게 돌아가거나,

지역 보존 단체들과의 협력 하에 인근 땅에 영양을 공급하는데 기부될 수 있습니다.

리컴포즈의 CEO 카트리나 스페이드는 인간 퇴비화 장례는 자연적이고 안전하며 지속 가능한 장례 방식이라고 말하며,

이를 통해 앞으로의 장례 문화가 새로운 길이 열릴 수 있다고 언급하였습니다.

 

퇴비장 비용은 약 5천500달러로 한화 665만 원 정도로 산정되었는데요.

워싱턴의 표준 장례 비용은 수목장 6,000달러(약 714만 원), 화장 1,000~7,000달러(120~833만 원),

매장 8,000달러(약 952만 원)로 화장의 평균 비용보다는 비싼 편이지만 수목장이나 매장보다는 저렴한 편입니다.

 

인간 퇴비화 장례 법안을 지지한 피더슨 의원은

워싱턴주 주민들은 환경문제에 대한 의식이 강하면서도 종교적 신념이 덜한 편이기 때문에

미국 내에서 인간 퇴비 법안이 최초로 시행되기에 가장 적합한 곳이라는 의견을 제시하였습니다.

 

하지만 종교계에서는 인간 퇴비화 장례를 반대하고 있는 상황인데요.

종교계에서는 시신을 흙으로 돌아가도록 하는 것은 망자의 존엄성을 훼손하는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또한 아무리 정제된 절차를 통해 실시한다고 하더라도 너무 기괴하다는 의견입니다.

 

인간 퇴비화 장례 법안은 내년 2020년 5월부터 시행된다고 하는데요.

인간 퇴비화 장례는 어쩌면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말을 가장 잘 이해한 장례 방식이 아닐까 싶습니다.